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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우스와의 만남

 

펠라 스고이의 이나 코스 왕에게는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딸 이오가 있었습니다. 그녀가 초원에서 한가롭게 양을 돌보고 있는 중, 제우스는 이오를 발견하고 한눈에 반합니다. 설레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던 제우스는 멋진 청년으로 변신하여 그녀 앞에 나타나 그녀를 유혹하기로 합니다. 달콤한 언변으로 이오를 찬양하며 그녀의 환심을 사려 노력했지만, 이오의 반응은 냉담하였으며 계속된 제우스의 집착에 공포를 느꼈습니다. 유혹으로 이오를 가질 수 없었던 제우스는 무력으로 그녀를 갖기로 하였습니다. 제우스는 사방에 어둠을 깔아서 어떤 것도 보이지 않게 하였고 이오는 무서움에 한 걸음도 발을 디딜 수가 없었습니다. 제우스는 이런 이오에게 다가가 자신의 욕구 해소를 위해 몹쓸 짓을 하고 맙니다.

헤라의 복수

헤라는 제우스의 바람기로 인해 언제나 시기심과 분노로 차 있었습니다. 외도를 일삼는 남편인 제우스를 감시하기 위해 그가 땅에서 하는 모든 일을 지켜보았습니다. 어김없이 제우스의 행적을 살피던 헤라는 이상한 현상을 발견합니다. 맑은 하늘에 유독 한 곳에만 구름이 가득하여 땅이 보이질 않던 것이었습니다. 이에 무언가 수상함을 느낀 헤라는 땅으로 곧장 내려갑니다. 헤라의 움직임을 미리 눈치챈 제우스는 이오와 사랑을 나눈 뒤 그녀를 암소로 바꾸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척하였습니다. 아름다운 여인이었던 이오는 한순간에 암소로 바뀌었지만, 그 모습조차도 눈이 부셨습니다. 제우스의 감쪽같은 속임수에도 헤라의 촉은 정확했습니다. 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제우스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던집니다. 이 멋진 암소는 누구의 것인지, 무엇을 먹으며 어디에서 왔는지 상세히 물어보는데, 순간 제우스는 상황을 얼버무리려 하면서 이 암소는 그저 별거 아닌 동물이라는 말을 합니다. 헤라는 제우스의 대답에 만족스러운 웃음을 띠며 자신에게 그 훌륭한 암소를 달라고 합니다. 별다른 변명을 할 수 없게 된 제우스는 곤경에 처합니다. 헤라의 말대로 암소를 주게 되면 자신은 아름다운 애인을 잃게 되고, 그렇지 않으면 헤라의 손에 복수를 당할 것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잠시 자신의 욕정을 눌러두고 이오를 헤라의 손에 넘깁니다. 이오는 자신의 원치 않던 상황에 울분과 슬픔이 가득했지만 입을 벌려 어떤 말을 해도 소의 구슬픈 울음소리만 나올 뿐이었습니다. 헤라는 이오를 끌고 가면서 제우스의 손에 다시 들어가지 않는 방법을 생각해냅니다.

아르고스의 감시와 헤르메스의 구출

이 어여쁜 암소를 감시할 자로 헤라는 아르고스라는 괴물을 선택하였습니다. 아르고스는 눈이 백 개가 달려있어서 모든 눈을 감을 때가 없었으며 잘 때조차 두 눈은 뜬 상태로 유지하였습니다. 아르고스의 감시의 눈을 피할 수 없었기에 암소가 된 이오는 산에서 풀만 뜯어야 했습니다. 밤에는 그녀의 목에 쇠사슬을 걸어 매어 어디에도 갈 수 없게 묶어두었습니다. 하루아침에 암소가 된 이오는 맨바닥에서 잠을 자며 더러운 물을 마시고 질긴 잎과 풀을 먹으며 지내야 했습니다.. 암소로 변해버린 이오지만 마음만은 그대로였기에 이따금씩 자신도 모르게 평소와 같이 두 손을 모아 기도하려고 하였지만 모을 수 있는 손은 딱딱한 발이 되어버렸고 아르고스를 향해 애절하게 하소연을 하려 해도 그저 암소의 구슬픈 울음소리만 터져 나올 뿐이었습니다. 아르고스는 이 불쌍한 암소를 데리고 제우스의 눈에 띄지 않도록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는데 어느 날은 자신이 살았던 고향으로 가게 됩니다. 그곳에서 우연히 아버지를 마주하게 되었고 기쁘고 반가운 마음에 눈물을 흘리며 그에게 몸을 비볐습니다. 아버지인 이나 코스 왕은 아름다운 암소의 털을 쓰다듬으며 근처에 있던 나뭇잎을 떼어 입에 넣어주었습니다. 하지만 딸을 잃은 이 왕은 이 암소가 바로 자신의 딸이라는 사실은 알아챌 수 없었습니다. 간절히 아버지와 소통하고 싶었던 이오는 바닥에 발로 글씨를 씁니다. 이상한 암소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다가 이오의 글을 보고서는 그제야 자신의 딸이 동물로 변했다는 걸 알고 통곡하며 슬퍼합니다. 암소가 된 이오를 안으며 슬퍼하는 아니 코스 왕을 뒤로한 채, 아르고스는 이오를 데리고 황량한 평원으로 끌고 갑니다. 더 이상 불쌍한 이오를 두고만 볼 수 없었던 제우스는 전령의 신인 헤르메스를 호출합니다. 그리고 이오를 구출하고 아르고스의 눈을 모두 감기라고 명령하였습니다. 곧장 이오에게 향한 헤르메스는 자신의 모자와 신발을 벗고 귀여운 목동으로 변신합니다. 그의 피리로 아름다운 선율을 연주할 때, 이를 듣고 있던 아르고스는 이 파릇파릇한 목동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를 편안한 그늘로 안내하여 뜨거운 햇살을 피하게 합니다. 아름다운 청년으로 변신한 헤르메스에게 호감을 갖게 된 아르고스는 그의 곁에 머물러 피리연주를 들으며 시간을 보내는데, 헤르메스는 때를 놓치지 않고 이야기 주머니를 풀어냅니다. 분명 즐거운 시간이었지만 이상하게 잠이 오는 이야기에 졸면서 아르고스의 눈이 하나씩 감기게 됩니다. 결국 잠에 깊이 빠진 아르고스를 확인한 뒤, 헤르메스는 그의 목을 베어버립니다. 드디어 아르고스로부터 자유를 얻게 된 이오였지만, 암소의 모습을 변하지 않았습니다. 암소의 몸으로 자유롭게 활보하는 중에, 헤라에게 발각이 되고 맙니다. 헤라는 분노를 담에 이오에게 등에를 보내 끝까지 괴롭혔는데, 이 벌레로 인해 이오는 정신을 잃을 정도로 괴로워하며 등에를 피해 돌아다니게 됩니다. 이곳저곳을 방황하며 뛰어다닌 그녀는 이집트에 도달하였고 고통을 더 이상 참을 수 없던 그녀는 마음속으로 간절히 제우스에게 제발 도와달라며 기도하였습니다. 제우스는 헤라에게 앞으로 절대 이오를 사랑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며 맹세하며 헤라가 마음을 풀고 그녀를 용서해주기를 부탁하였습니다. 마침내, 이오를 불쌍히 여긴 헤라는 그녀를 인간으로 돌아오게 하였고 나일강가에서 아름다운 이오의 원래의 모습을 되찾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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