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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 시대에 가장 영향력 있는 예술가로서 다빈치를 꼽는다면 아마 고대에는 뛰어난 조각가이자 건축가, 그리고 탁월한 예술가로서 다이달로스가 있을 것입니다. 그는 아테네에서 태어나 그의 재능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았습니다. 이전의 조각상들은 힘이 없는 조각상에 불과했다면, 그의 작품은 살아있는 생명력이 느껴지는 듯이 보는 사람을 흥분시켰습니다. 뛰어난 예술가였던 만큼 재능으로 인해 인정을 받기도 하였지만, 감당해야 하는 그늘 또한 깊었던 다이달로스의 삶을 살펴보겠습니다.

크레타섬의 예술가

다이달로스는 크레타섬에 정착하여 미노스 왕에게 그의 재능을 인정받습니다. 미노스 왕은 그를 극진하게 대접하였습니다. 사실 미노스 왕에게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할 비밀이 하나 있었는데 이는 그의 아내가 소에게 눈이 멀어버린 것이었습니다. 타우로스라는 소와 사랑에 빠진 그의 아내 파시파에는 다이달로스에게 몰래 접근하여 이 아름다운 소와 사랑을 나눌 방법을 고안하게 합니다. 그래서 다이달로스는 나무로 암소를 조각하였는데, 이 조각은 소와 육체적으로 사랑을 나눌 수 있게 하는 장치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파시파에는 이 조각 안에 들어가 소와 사랑을 나누었고 그 결과물로 미노타우르스는 소의 머리를 가지고 몸은 인간인 인신 우두 괴물을 낳았습니다. 미노스 왕은 포악하고 잔인한 이 괴물을 숨겨두어야 했기에 다이달로스와 같은 특출 난 기술자의 도움이 필요했습니다. 미노스 왕은 다이달로스에게 미노타우르스를 숨길 수 있는 좋은 장소를 제작해 주기를 요청합니다. 이 요청에 다이달로스는 미노타우르스가 머물 수 있는 완벽한 미로를 만들어냅니다. 그는 입구는 하나이지만 한번 발을 들이면 길이 여러 갈래로 나뉘어 출구를 도저히 찾을 수 없게 하는 라비린토스라는 미궁을 만들었습니다. 다이달로스 자기 자신도 이 미로에서 겨우 빠져나올 수 있을 만큼 복잡한 구조였지만 결국 빠져나오는 방법을 아는 이는 다이달로스뿐이었습니다. 미궁 속에서 빠져나오는 열쇠를 쥐고 있던 다이달로스였기에 미노스는 이 비밀이 새어 나가지 못하도록 그를 성벽에 가뒀습니다. 다이달로스는 그의 아들 이카로스와 함께 성벽에 갇혀 지내는 신세가 됩니다.

큰 죄를 부른 질투심

다이달로스가 크레타섬에 오기 전, 그는 도망자였습니다. 자신의 질투를 감당하기 어려웠던 다이달로스의 성품은 그의 뛰어난 재능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조카인 탈로스에게 기술을 전수해주었는데, 탈로스는 눈썰미도 재능도 점차 다이달로스를 능가했습니다. 이른 시기에 다이달로스의 교육을 받아 탈로스는 유년시절부터 여러 가지 발명품을 만들어냅니다. 뱀의 날카로운 이빨을 이용해 톱을 만들었고, 두 개의 쇠붙이를 연결하여 원을 그릴 수 있는 컴퍼스도 만들었으며 다른 유용하고 기발한 도구들도 많이 만들어내었습니다. 사람들은 점점 다이달로스보다 탈루스를 더 입에 오르내렸고 이에 조카에게 밀릴지도 모른다는 위기감과 질투심으로 다이달로스는 큰 범죄를 저지릅니다. 그는 탈루스를 높은 성벽에서 밀었고 그의 숨을 거두게 합니다. 자신의 범행을 숨기기 위해 탈루스를 묻을 무덤을 파는 중에, 지나가는 사람에게 그 모습이 발각됩니다. 그는 독사를 잡아 파묻는다고 거짓말을 하였지만 이내 체포되었고 법정에서 살인혐의로 사형선고를 받게 되었습니다. 죽음을 피해 처음에는 아티카로 그다음에는 훨씬 거리가 먼 크레타섬으로 달아나게 된 것이었습니다.

하늘길을 열고 날아오른 아빠와 아들

라이트 형제가 비행을 시도하고 성공하기 이전에, 먼저 하늘길에 영감을 준 아빠와 아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다이달로스와 그의 아들 이카로스입니다. 성벽에 갇힌 다이달로스는 육지와 해로로는 탈출할 방법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하늘길로 날아오르기로 합니다. 위험천만한 시도였지만 그는 자신의 상상력을 현실화시킨 뛰어난 예술가이자 기술자로서 자신의 능력을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성벽을 탈출할 다른 방법은 없었기에 하늘을 날아오르기로 합니다. 그는 열정적으로 일에 몰두하였고 깃털을 붙여 모아 가볍고 커다란 날개를 만듭니다. 날개의 중간 부분은 실로 단단히 연결하였고 밀랍을 이용하여 끝부분을 활처럼 둥글게 만들어 새의 날개와 거의 흡사한 모양으로 만들어냅니다. 이런 아버지의 작업을 보며 이카로스도 때로는 흥미롭게 또 때로는 열심을 내어 돕습니다. 둘은 성벽 안에서 날아오르는 연습을 해보았는데, 날개를 어깨에 메고 새처럼 퍼덕여도 보고 공중에서 떠서 땅에 안전하게 착지하는 것도 시도해보았습니다. 자신의 발명품을 자연스럽게 다룰 수 있는 다이달로스는 어린 아들도 적응이 될 수 있게 훈련시켰습니다. 그러면서 이카로스에게 두 가지를 당부합니다. 첫째는 바닷물에 젖지 않게 너무 낮은 높이에 날지 않을 것과 둘째는 밀랍이 뜨거운 태양열에 녹지 않도록 너무 높게 날지 않을 것이었습니다. 다이달로스는 아들에게 여러 번 강조하여 가르쳐주었지만 애써 불안감은 숨길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탈출 계획을 실행할 날이 다가오자, 불안함을 안고 날아오른 이 아버지와 아들은 처음에는 걱정과 달리 순조롭게 날았습니다. 넓게 펼쳐진 하늘로 날아오르면서 시원한 바람이 뺨을 스치자, 차츰 걱정과 염려도 달아나는 듯했습니다. 대담해진 아들 이카로스는 더 높이 날아오르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고 아버지의 당부도 잊고 힘차게 날개를 저어 하늘로 솟아올랐습니다. 하늘로 높이 올라가는 만큼 태양에 가까워졌는데 이 열로 눈 깜짝할 사이에 이카로스 날개의 밀랍이 녹아 흘러내리며 날개도 해체되었습니다. 날개가 없어지자 아무리 두 팔을 흔들어도 땅으로 떨어지던 이카로스는 애타게 아버지를 불렀지만, 그를 도울 손은 없었습니다. 아들의 추락을 바라보며 통곡하며 슬퍼하며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다이달로스는 결국 아들 없이 혼자 육지에 도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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