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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신탁의 지위와 예언자들

마당언니 2022. 12. 1.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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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은 인류가 생겨난 시점만큼이나 그 역사가 오래되었습니다.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이 사주, 타로, 토정비결과 같이 많은 형태로 예언의 메시지를 듣고 싶어 하듯이,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도 마찬가지로 신탁의 예언이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신탁의 종류는 다양하며, 별들의 운행, 날아가는 새, 바람소리, 혹신 신들린 상태에서 예언하는 영매 등 이 있습니다. 신탁에서 점을 치는 의도는 미래를 내다보고 불운은 막아보고 길운은 최대한 이용하려는데 있습니다. 신탁의 예언은 불명확하고 난해하기도 하지만, 사람들은 이러한 예언을 붙들고 불행을 어떻게든 막아보려 애를 써왔습니다. 미신과 신화에서 신탁이 많이 등장하는 것을 보고 고대인들이 현대인들보다 더 미신적인 사고를 가졌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고대 로마시대에도 신탁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를 충분히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에 대한 일례로 ‘아우 구리의 미소’라는 표현을 들 수 있습니다. 이는 신탁의 예언자들의 말을 쉽게 믿는 자들의 경박한 모습을 보고 아우 구리라는 예언자가 지은 미소를 뜻합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빠질 수 없는 신탁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대지의 여신 가이아

그리스에서 가장 오래된 신탁을 뽑으라면 단연코 대지의 여신 가이아의 신탁입니다. 세상이 시작된 이래로 모든 것들을 목격한 여신으로서 그녀의 지혜는 무한했습니다. 가이아의 예언을 듣기위해 사람들은 갈라진 땅에 귀를 대고 속삭임에 귀 기울였습니다. 고대의 신탁 중 가장 유명한 곳으로 델포이의 파르나소스 산허리가 있었으며, 퓌톤이라는 이름의 뱀은 이곳을 지키는 파수꾼의 역할을 하였습니다. 뱀은 땅과 가장 가까이 붙어서 살았기에 지혜의 동물이라고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땅의 소리를 가장 가까이서 듣는 동물이기에 뱀은 모신들과 항상 깊은 연관성을 갖습니다. 뱀들이 평판이 그렇게 좋지는 않아도 의사들과 약사들을 상징하는 아스클레피오스의 지팡이에 감겨있듯, 많은 곳에서 지혜의 동물로 숭배됩니다. 후에 가이아는 델포이 신탁을 그녀의 딸 테미스에게 물려줍니다. 그리스인들이 자신의 가부장적인 신들과 함께 발칸반도로 이주하였고, 모신들과 남성신들 사이의 정신적 이데올로기가 생겨나게 됩니다. 지혜가 넘치고 관대한 모신, 가이와와 테미스는 델포이 신탁을 아폴론에게 넘겨주려 하였지만 신탁을 지키고 있던 뱀 퓌톤은 새로운 주인을 모시기를 거부합니다. 이에 분노한 아폴론은 뱀 퓌톤을 제거하였고 이에, 자애롭고 관대했던 가이와와 테미스의 노여움을 유발합니다. 결국 모신들은 제우스에게 아폴론의 죄를 물으며 보상을 요구합니다. 이로 인해 아폴론은 모신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이에 대한 보상과 퓌톤을 추모하며 퓌티아 제전이라는 스포츠 경기를 개최합니다. 퓌티아 제전은 델포이에서 4년마다 거행되는 그리스 4대 제전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아폴론의 죄가 씻어지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돌고래로 변신하였고 크레테로 가는 배 위로 뛰어올라 그곳에서 죄 용서를 받습니다. 크레테인들은 이런 아폴론을 위해 웅장한 신전을 건설해주며 델포이 신전에서의 아폴론 제사도 도맡습니다.

무녀 퓌티아

아폴론은 델포이의 확고한 주인이 되고 난 후에, 지혜의 신이라는 명성도 뒤따르게 됩니다. 아폴론의 무녀로서 퓌티아는 보통 아름답고 젊은 여자들이 자리를 맡게 되었습니다. 나중에는 늙은 여자들이 퓌티아가 되었는데, 방문자들이 젊은 퓌티아에게 빠져들지 못하기 위함이었습니다. 퓌티아가 앉는 자리는 바위 옆의 갈라진 땅 이었습니다. 이곳은 세계의 배꼽이라고 불리기도 하였습니다. 퓌티아는 갈라진 땅에서 피어오르는 수증기에 사로잡히거나 아폴론의 나무 월계수 잎을 입에 넣어 씹어서 환각상태에 빠져들게 됩니다. 이러한 환각상태에 사로잡혀 아폴론이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 보고 이를 전달해주었습니다. 퓌티아의 예언은 애매모호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바로 듣고 이해되지 않았으므로 아폴론의 사제들이 해석에 도움을 주어야 했으며 이로서 아폴론 사제들의 권력도 강해지게 됩니다. 그렇다고 퓌티아의 모호한 예언들이 사제들의 도움으로 완벽하게 해석되는 건 아니었습니다. 첫 번째 예로 오이디푸스의 예언입니다. 오이디푸스에게 아버지를 해치지 않고, 어머니와 잠자리를 갖지 않으려면 고향으로 돌아가지 말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 말은 사실이었지만 오이디푸스의 진짜 고향은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오이디푸스는 갓난아이 때, 산에 버려졌다가 코린토스에서 자랐기 때문에 자신의 고향을 코린토스로 잘못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이디푸스의 불행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또 다른 예로 리디아의 왕인 크로이소스에게 한 예언입니다. 그가 메디아인들과 전쟁할 경우, 대제국이 파괴될 것이라 예언하였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자신의 나라라고는 말해주지 않았습니다.

다른 신탁들

델포이와 쿠마 이외에도 유명한 신탁으로는 도도나의 참나무 숲이었습니다. 이는 제우스의 숲으로서 성스러운 참나무에 스치는 바람소리를 듣고 사제들은 이를 해석하여 미래를 예측하였습니다. 소아시아의 아폴론 신전도 신탁의 유명한 성소 중 하나입니다. 또 이집트 시바라는 곳에 성소는 제우스 암몬 신에게 바쳐졌는데 헬레니즘 시대에 높은 명성을 갖게 됩니다. 로마인들은 특별히 신탁을 특정 장소에서 받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아우구리 라는 유명한 예언자로부터 조언을 구했습니다. 그는 새들의 모습과 날아가는 모양을 보고 예언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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