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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끝내기 위해 결단을 내리다

아르고스 군대의 테베 공격이 실패로 돌아간 후, 에테오클레스왕과 그의 삼촌 크레온은 성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포기를 모르는 아르고스 군사들은 전열을 재정비하여 다시 테베에 공격을 감행하였습니다. 이미 수많은 군사를 잃었기에 싸워 이길 가망이 없었던 테베였기에 에테오클레스 왕은 결단을 내려야 했습니다. 그는 아르고스인에게 사신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가장 높은 성루에 올라 외쳤습니다. 그는 양측의 군대가 더 이상의 피를 흘릴 필요 없이 왕인 자신과 그의 형 폴리네이케스가 마지막 대결을 벌이겠다고 하였습니다. 이에 양측의 군사들도 더 이상의 끔찍한 전쟁에서 한 발 물러설 수 있음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손뼉 치며 찬성하였습니다. 한때는 사이가 좋은 형제 사이였지만 지금은 서로를 죽여야 하는 현실이 되어버렸습니다.

두 형제, 에테오클레스와 폴리네이케스가 대결하다

테베의 용병들과 아르고스 귀족들은 오이디푸스의 두 아들을 철저하게 무장시킵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빈틈없이 무장한 두 형제는 상대의 진영에서 살기 어린 눈빛으로 서로를 쏘아보았습니다. 큰 전쟁과 전투가 있기 전, 양측에서는 예언자의 말을 듣고 결과를 예측해보곤 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명확하게 해석하려 해도 모호한 결과만 나와서 누가 이길지 예언자들도 긴가민가했습니다.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는 치열하고 참혹한 접전만이 예상되었습니다. 두 형제는 각각 신에게 공손하게 기도를 올리고 결투장에 모였습니다. 나팔소리가 결투의 시작을 알리자, 그 두 형제는 매서운 속도로 서로의 가슴을 겨누었습니다. 칼과 창, 방패의 소리가 바람을 가르며 휘몰아치는 공격을 보고 있자니 저절로 땀이 나고 등골이 오싹해졌습니다. 무섭게 서로를 공격하고 빈틈없이 막았지만, 테베의 에테오클레스왕은 그만 실수를 하고 맙니다. 방패 바깥으로 다리를 내놓았는데 이를 놓치지 않은 폴리네이케스는 창으로 발을 찔러버립니다. 뜨거운 고통을 느끼며 잠시 정신이 아찔했지만 에테오클레스는 정신을 바로 차렸고 공격이 성공하여 잠시 방심한 폴리네이케스의 어깨를 창으로 공격하여 상처를 입혔습니다. 에테오클레스는 뒤로 후진하여 큰 바위를 들어 폴리네이케스를 향해 던졌고 그의 방패는 두 동강이 났습니다. 무기도 칼밖에 남지 않은 상태에서 부상을 하나씩 입은 채로, 정신력으로 무장한 두 형제의 전투가 계속되었습니다.

끝났지만 전투의 승자는 없다

서로의 칼이 맞부딪히며 쩌렁쩌렁 울리는 소리는 엄청났으며 마치 공기가 회오리치듯 했습니다. 그 순간 테살리아인에게 배운 전술을 기억해냈던 에테오클레스는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서

자세를 고쳐 잡았습니다. 그는 몸의 아래쪽을 방어하며 앞으로 돌진하며 폴리네이케스의 배를 칼로 뚫어버립니다. 큰 부상을 입은 폴리네이케스는 피를 흘리며 쓰러졌습니다. 에테오클레스는 자신의 승리를 확신하며 칼을 버리고 뒤를 돌아섰고 이를 놓치지 않은 폴리네이케스는 마지막 죽을힘을 다해 공격하여 에테오클레스의 가슴에 칼을 통과시킵니다. 두 형제는 피를 흘리며 쓰러져 서로의 눈을 보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에테오클레스가 숨을 먼저 거두었고 후에 여동생 안티고네가 달려와 사랑하는 오빠인 폴리네이케스를 안고 그의 유언을 물었습니다. 그는 자신을 고향에 묻어달라고 한 뒤 안티고네의 품에서 마지막 숨을 내쉬어 죽음을 맞이하였습니다. 누구도 살아남지 않은 이 전투는 승리를 가를 수 없었습니다. 자신들이 승자라는 테베인들과 아르고스인들의 주장만 있을 뿐이었습니다.

하이몬과 안티고네 그리고 테베의 불행

테베의 왕 에테오클레스가 사망하자 삼촌인 크레온이 왕위를 맡게 되었습니다. 그는 에테오클레스를 비롯한 수많은 테베의 사상자들에게 정중하게 장례를 치러주었습니다. 하지만 테베를 공격한 아르고스인에게는 냉담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조카인 폴리네이케스를 포함하여 아르고스인의 사체들이 짐승의 먹이가 되어 땅 위에서 썩어 없어지게 하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이에 폴리네이케스의 동생 안티고네는 삼촌인 크레온에게 항변합니다. 시신에 대한 예의를 갖춰달라고 그리고 고향땅에 자신의 묻어달라는 오빠의 유언을 지킬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하였습니다. 이에 단호하게 거절하며 시체를 지키는 파수꾼들을 붙여 누구도 아르고스인들의 시신을 묻지 말 것은 명령합니다. 파수꾼들 모르게 폴리네이케스의 시신을 묻으려 하다 들키게 된 안티고네는 크레온에게 불려 와 오빠와 같이 동굴에 묻히게 됩니다. 오빠의 장례도 치르지 못하게 할뿐더러 망자에게 예의를 갖추지 못한 것에 대해 곱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다수 있었지만 그 어느 누구도 차마 반기를 들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아들 하이몬이 크레온 앞에 나섰습니다. 그는 안티고네를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폴리네이케스를 묻어달라고 아버지에게 무릎 꿇어 호소하였습니다. 간절히 호소하는 아들의 청도 뿌리친 크레온의 궁전에서는 끔찍한 비명소리가 납니다. 안티고네를 찾아 동굴로 들어갔던 하이몬은 안티고네가 숨진 모습을 발견하였고 이윽고 따라간 크레온을 노려보며 자신의 목에 칼을 찔러 넣었습니다. 그리고 이 소식을 들은 하이몬의 어머니는 궁전에서 스스로 숨을 거두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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